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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조 학대 후 암매장... '청주 4세 여아 암매장 사건'당시 4살 딸 욕조에 물 받아 물고문.. 숨지자 친모와 계부가 암매장해
양은미 기자 | 승인2016.03.21 18:32

[미디어세상=양은미 기자] 지난해 12월 인천에서 아동 학대 끝에 자신의 집 가스 배관을 타고 맨발로 탈출한 소녀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교육당국의 장기 결석.미취학 아동 전수 조사 이후 연일 충격적인 아동 학대 사망 사건이 터지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로만 벌써 5번째인 아동 학대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 4살배기 딸아이를 잔인하게 물고문해 숨지게 한 뒤 암매장한 의붓아버지가 경찰에 구속된 이른바 ‘청주 4세 여아 암매장 사건’이다.

▲청주 아동학대 사건의 피의자 의붓아버지 안 씨가 지난 20일 구속됐다. (사진=방송 자료화면 캡처)

▶5년만에 드러난 사건의 전모

비정한 부모에 의해 세상을 떠난 안 모 양의 죽음은 청주의 한 동주민센터의 공무원 A씨(28)에 의해 5년 만에 세상에 드러났다.

미취학 아동 전수 조사 과정에서 안 양 부모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직원 A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게 된 것이다.

지난 17일 A씨는 청주의 모 초등학교로부터 미취학 아동이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원래대로라면 2014년 3월 취학해 학교에 다녀야 했을 아이는 3년째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 아이가 바로 안 양이었다.

이후 A씨는 교사로부터 딸의 소재를 묻는 질문에 의붓아버지 안모(38) 씨가 “외가에 있다”고 답했다고 전해 들었고 A씨는 취학 시점을 3년이나 넘긴 아이가 외가 있다는 사실을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에 A씨는 수소문 끝에 안 양의 외갓집에 연락이 닿았고 외가에 안 양이 살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이 사실을 곧바로 학교에 알렸고 다시 안 양의 행방을 묻는 교사의 질문에 안 씨는 “평택의 고아원에 버리고 왔다”고 둘러댔다.

이러한 상황을 의심한 A씨는 이를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A씨와 교사, 경찰관이 안 양의 집을 직접 찾았다. 경찰관이 딸의 소재를 묻는데도 안 양의 부모는 아이가 멀쩡하게 살아 있는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이 거짓말은 하루 뒤인 18일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한 친모 한모(36) 씨가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밝혀졌다.

2011년 12월, 당시 4살이었던 안 양을 학대했고 아이가 숨지자 친모 한 씨와 의붓아버지 안 씨가 시신을 충북 진천의 한 야산에 암매장 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의붓아버지 안 씨는 친모 한 씨가 아이를 욕조에 수차례 담가 숨지게 했다며 이후 아내와 진천의 한 야산에 아이를 암매장했다고 진술했다. (사진=방송 자료화면 캡처)

▶엄마와 살게 된 지 7개월여 만에 세상 등진 안 양

친모와 의붓아버지의 학대로 인해 세상을 등진 안 양은 2007년 8월 청주에서 태어났다.

당시 안 양의 친모 한 씨는 28살의 미혼모로 안 양을 키울 수 있는 능력이 없어 2009년 일반 가정에 위탁했다. 이후 일정 기간 가정위탁을 받은 안 양은 2009년 말 청주의 한 아동복지시설로 보내졌고 2011년 4월까지 1년 반 동안 그 곳에서 자랐다.

그러던 2011년 5월, 한 씨가 안 씨와 결혼해 가정을 꾸리면서 안 양은 비로소 엄마와 함께 살게 됐고 엄마 한 씨의 뱃속에는 동생까지 생기게 됐다.

그러나 엄마와 같이 살게 된 지 불과 7개월 만에 안 양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앞서 안 씨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결혼 전까지 아내에게 딸이 있었던 것을 모르고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찰에 "아내가 임신한 뒤 의붓딸을 평택에 있는 보육원에 보내려고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는데, 이는 결혼 후 알게된 의붓딸의 존재에 안 씨다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있었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한 씨는 이런 안 씨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문제의 2011년 12월 어느 날, 한 씨는 소변을 가리지 못한 자신의 딸을 홧김에 물이 찬 욕조에 머리를 담가 숨지게 하는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 한 씨는 자신의 남편과 안 양을 진천의 한 야산에 암매장 한 뒤에도 딸이 살아있는 것처럼 위장했다.

2014년 딸 앞으로 취학통지서가 나오자 초등학교를 찾아가 이미 숨진 딸을 입학시키겠다고 속여 학적부에 이름을 올리고 학교 측에서 등교를 독촉할 때마다 “학교를 보낼 처지가 못 된다”는 식의 거짓말로 피해왔었다.

그러나 이를 수상히 여긴 동주민센터의 직원의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한 씨는 지난 18일 저녁 자신의 집 방에서 번개탄을 피워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녀가 숨진 채 발견된 방안에는 “정말 죽이고 싶지 않았는데 미안하다. 모두 내 잘못이다”는 내용의 유서가 남겨져 있었다.

▲경찰은 안 씨의 진술에 따라 충북 진천군 백곡면 갈월리 야산 일대에서 21일 수색을 재개했다. (사진=방송 자료화면 캡처)

▶의붓아버지 안 씨 엄동설한에 혼자 돌산 1.5m 파고 안 양 묻었다?

구속된 의붓아버지 안 씨는 경찰에 안 양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아내 한 씨가 아이의 머리를 욕조 물에 수차례 담가 숨지게 했다면서 숨진 아이의 시신을 이틀간 베란다에 방치한 뒤 충북 진천의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은 사건 당일 오전 8시에 출근했다가 오후 9시에 퇴근했더니 딸이 숨져 있었다며 사건의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다.

또 안 씨는 딸의 사망을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만삭이었던 아내가 경찰에 신고하지 말아달라고 했기 때문이라며 책임을 숨진 한 씨에게 떠넘기기도 했다.

이처럼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을 회피하면서 숨진 아내 한 씨에게만 딸의 사망 책임이 있는 것처럼 진술하고 있는 안 씨에 대한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19일에 이어 21일 재개된 시신 수습 작업에서도 경찰이 안 씨가 지목한 6곳을 발굴했지만 안 양의 시신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어 5년 전 일이라고 하더라도 해당 지역이 안 씨의 고향인 만큼 지형이 익숙한데도 그가 지목한 곳은 모두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석연치 않게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안 씨가 경찰에 한 진술도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의구심이 든다. 안 씨는 경찰의 1차 조사에서 오후 9시 퇴근하니 아이가 아내에 의해 죽어있었다. 아내와 함께 그날 오후 11시에 진천 야산에 1.5m 깊이로 땅을 파고 묻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2차 조사에서는 딸의 시신을 베란다에 이틀동안 놔뒀다가 아내와 함께 진천의 야산에 묻었다고 번복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안 씨가 안 양의 사망과 관련해 숨기고 싶은 것이 있어 수사에 혼선을 주려고 의도적으로 거짓 진술을 했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범행이 일어난 당시는 12월 중순으로 추운 날씨인 것은 물론 한밤중에 삽 한자루로 1.5m 깊이로 땅을 파 시신을 묻었다는 안 씨의 진술도 미심쩍게 보고 있다.

현재 수색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굴착기가 70~80cm 정도만 파고 들어가도 바로 돌 무더기가 나오는 지형으로 이 돌산에서 깊이 1.5m를 혼자 파고 그 곳에 안 양을 묻었다는 안 씨의 진술은 신빙성이 떨어진 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 양의 시신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수사는 전적으로 안 씨의 진술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태여서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하는 등 안 씨에 대해 더 세밀하게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양은미 기자  yyyem12@mediak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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