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세상=장중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4일 이해찬 의원(세종시)에 대한 공천 배제(컷오프)를 결정했다. 이해찬 의원은 하루 뒤인 15일, 오랫동안 몸담아 왔던 더민주 탈당을 결심하고 오는 4·13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을 결심했다.

친노 좌장격인 이해찬 의원의 공천 배제에 대해 당내 계파 청산의 상징적 의미인 ‘표적 공천’이라는 분석이 나옴과 동시에 이번 공천 결과를 수용하지 못한 이 의원이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결심하며 본격적인 계파 갈등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해찬 더민주 떠나다

더민주는 지난 14일 친노 좌장인 이해찬 의원의 공천 배제를 결정했다. 이날 공천 심사 발표후 더민주 김종인 대표는 이해찬 전 총리의 공천 배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정무적 판단을 언론에 어떻게 이야기 하냐”며 “정무적 판단은 정무적 판단으로 끝나는 것”이라 말했다.

이해찬의원은 지난 15일 정무적 판단이라는 아주 정략적 의도를 가지고 공천 배제 당한 것을 수용할 수 없다며 더민주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결정했다(사진:이해찬 홈페이지)

이에 이해찬 의원은 다음날 사랑하는 더불어 민주당을 잠시 떠난다며 세종시 완성과 정권교체를 위해 돌아오겠다고 말하면서 오래동안 몸담아 온 더민주의 탈당에 대한 착잡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공천 배제에 대해 도덕성이든, 경쟁력이든, 의정활동 평가든 합당한 명분이 없다며 부당한 것에 굴복하지 않고 불의와 타협하지도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과 민주주의를 위해, 앞으로 정치에 몸담을 후배들을 생각해 나쁜 선례를 만들지 않겠다며 탈당 사유를 설명했다.

또한 김종인 대표를 향해서는 정무적 판단이라며 어물쩍 넘어가려고 한다면서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공천 과정은 아무런 명분도 찾을 수 없다고 비난하며 정무적 판단이라는 아주 정략적 의도를 가지고 공천 배제 당한 것을 수용할 수 없어 무소속으로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무소속 친노연내 가능성은

이해찬 의원이 자신의 sns에 故 노무현 대통령을 영원한 동지라 표현했다(사진:이해찬 sns)

한편 이 의원을 포함해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을) 이미경 의원(서울 은평갑), 강동원 의원(전북 임실순창남원) 등 친노계 의원들이 대거 공천에서 배제되자 일각에서 예전의 친박연대처럼 무소속 친노연대의 가능성이 언급됐다.

하지만 이 의원은 무소속 친노연대 가능성에 대해 그럴 시간도 없고 그런 생각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이 의원은 정청래 의원의 컷오프에 대해 아주 부당한 결정이었다며 정청래 의원으로 인해 최고위원들 간의 갈등으로 컷오프 시켰다는 건데 그 기준이면 거의 대부분 의원이 컷오프 돼야 하는거 아니냐고 말해 정 의원의 컷오프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세종시와 정권교체 위해 무소속으로 돌아오다

이 의원은 당 비대위가 외면하더라도 세종시를 포기할 수 없다면서 세종시는 故 노무현 대통령과 우리 당이 국민들에게 약속한 미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종시 완성과 정권교체는 자신의 마지막 소임이고 다가올 2017년에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 원래 취지에 맞게 세종시를 완성시키는 것이 중요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해찬 의원은 세종시 완성과 정권교체는 자신의 마지막 소임이라 밝히며 더민주가 버린 세종시를 끝까지 지키겠다고 말했다(사진:이해찬 홈페이지)

이 의원은 자신은 당을 버린 것이 아니고 당대표의 정략적인 판단을 인정 안 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하진 못하지만 같은 마음으로 세종시를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이번 이해찬, 정청래 의원 등 당선이 유력시 되던 현역의원들을 공천 배제함으로 더민주는 유리했던 선거구를 다수 잃었다. 또한 컷오프된 친노 의원들이 대부분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결정하며 야권의 표는 더욱 분산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