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세상=장중구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20대 총선을 42일 앞둔 지난 2일 더민주 김종인 대표가 야권 통합을 제안했다. 안 대표가 더민주(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을 뛰쳐나온지 80일만이다. 이에 안 대표는 6일 기자회견을 통해 야권 통합 제안은 정치 공작이라며 김 대표를 맹비난하는 동시에 야권 통합 제안을 일축했다. 하지만 국민의당 김한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 등 당내 중진들이 야권 연대 가능성을 암시하며 반기를 들고 나서 앞으로 안 대표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야권 통합 제안, 안·“광야에서 죽겠다”

더민주 김종인 대표는 지난 2일 비대위 모두발언에서 “지난 3년 동안 박근혜 정부가 해온 정치, 경제, 사회, 외교 등 모든 분야에서의 실정을 심판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야권이 4.13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히며 야권 통합을 전격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지난 2일 “야권이 4.13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히며 야권 통합을 전격 제안했다(사진:더민주 홈페이지)

그는 지금 현재 일여야다의 정국에선 내년 대선 정권 교체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대를 위해, 앞으로의 민주정치의 발전을 위해 야권의 단합된 모습을 거듭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6일 기자회견을 갖고 김 대표의 야권 통합 제안에 대해 진정성이 없는 제안이라 일축했다.

또한 김 대표를 향해 통합 제안 이틀 전에 천정배 공동대표를 떨어뜨리려 외부 영입인사를 자객 공천 해놓고 통합을 말할 수 있냐며 이는 한손에 칼을 들고 다른 한손으로 악수를 청하는 협박이고 회유라 격분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6일 기자회견을 갖고 김 대표의 야권 통합 제안에 대해 진정성이 없는 제안이라며 "광야에서 죽겠다"며 야권 통합 제안을 거부했다(사진:안철수 페이스북)

그러면서 “국민의당과 저는 힘들고 두려운 광야에 있다. 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고 사방에는 적들 뿐”이지만 “그래도 돌아갈수 없다. 새로운 나라, 새로운 땅을 향해 전진해야 한다. 모두 이 광야에서 죽을 수도 있다. 그래도 좋다”고 밝혔다.

이어 안 대표는 국민의당은 기득권 양당체제를 깨고 3당 경쟁체제를 만드려고 나온 정당임을 강조하며 통합은 현 양당체제를 유지하고 현재의 상황을 모면하는 하책이라며 야당 통합 불가에 쐐기를 박았다.

내홍에 빠진 국민의당

7일 오전 국민의당 마포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안 대표가 “무조건적인 야권 통합은 실패의 길”이라 말하며 “저희의 목표는 기존의 거대 양당구조를 깨는 일”이라며 야권 연대 불가 입장을 재확인하자 김한길 선대위원장은 “우리당만 생각하는 정치는 안된다”며 "야권이 개헌 저지선 이상을 지키는 일은 나라와 국민과 역사를 지키는 일"이라며 팽팽히 맞섰다.

국민의당 김한길 선대위원장은 7일 선대위회의에서 “우리당만 생각하는 정치는 안된다. 야권이 개헌 저지선 이상을 지키는 일은 나라와 국민과 역사를 지키는 일"이라 말했다(사진:김한길 페이스북)

이어 김 선대위원장은 “안철수 공동대표가 말씀하신대로 통합적 국민저항체제가 꼭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며 “참으로 절박한 심정으로 말한다. 현 집권세력의 확장성을 저지해야한다는 대원칙에도 우리 모두가 충실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이번 선거는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잃어버린 낡은 야권을 재구성해서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여는 야권 재구성 선거여야 한다”며 “새누리당의 압승을 저지할 비장한 각오로 의논해야 한다”며 야권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7일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를 통해 “탈당 이유인 친노패권주의를 청산하지 못한 무조건적인 야권 통합은 진실성의 문제가 있다”며 김 대표의 탈당 제안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어 “더민주에서 원인을 어떻게 제거하는가 결과를 보고 국민의당에서도 논의가 있을 수 있다”며 연대 가능성을 내비췄다.

한편 더민주는 3선이상 중진의원의 50%, 재선 이하 30%를 대상으로 하는 2차 공천 컷오프가 이르면 8일 발표될 계획이다. 3선이상 의원 30명 중 불출마를 선언한 6명을 제외한 24명이 심사대상에 오를 예정이다. 이에 더민주 이해찬 의원을 포함한 친노세력에 대한 더민주의 공천 컷오프 결과에 따라 야권은 또 다른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