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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그토록 갈망하는가?
황의각 교수 | 승인2016.03.07 10:37

요즘 나는 머리가 매우 복잡해지곤 한다. 왜냐하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특히 집단적으로나 개인적으로 경험되는 여러 갈등의 근본이유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회의가 마음속에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간의 갈등이나 싸움의 원인을 보면 대개 상호이해 관계의 상충, 그리고 서로가 가지는 감정의 충돌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컨대 이웃집에서 매연을 뿜어내어 청정공기가 오염됨에 따라, 호흡이 곤란해진 다른 이웃이 매연배출을 자제해 달라고 점잖게 부탁해도 그 매연배출 이웃은 듣지 않고 계속 안하무인격으로 나가면, 참다못한 다른 이웃이 고함치게 되고 시비가 확대되어 큰 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마찬가지로, 국가 간에도 개인 간의 경우와 조금도 다를 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제 갈길 마음대로 가며 핵실험과 미사일 불장난을 계속하면 대척관계에 있는 남한당국이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남과 북 사이의 날카로운 대립의 병정놀이가 그 열기를 더해가고, 다른 한편, 적은 돈 좀 벌기 위해 개성에 투자하고 장사하던 기업인은 고래싸움으로 터진 등 치료비 보상을 북한에게는 말도 못하고 자기보호막이인 남한정부를 향해 기업의 모든 투자손실을 배상하라고 고함친다. 기업인들에게는 북한의 가난뱅이 독재공산정부보다 자유민주주의 남한의 뒷심이 약한 부자정부가 만만해서 좋을 것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쏘아대며 내적인 집안 단속이든, 밖을 향한 자기존재 부각에 신경을 곤두세우든, 남한과 기타 이웃 나라들이 북한과 경제거래를 중단할 경우, 당장 먹고살기 힘든 북한의 행보가 얼마나 충격을 받을까?

북한의 해외공관원들이 마약불법거래로 조달하고, 중동 파송노동자가 현지에서 술을 제조하여 밀주 암거래로 돈을 벌고, 꽃다운 북녘처녀들이 해외식당에서 술장사하고 춤추어 벌어들이는 돈으로 유지하는 김정은 뒷바라지가 얼마나 더 지탱될 수 있을까? 오래 못 갈 것이다.

그러나 이념적 이해관계 때문에 북한의 배후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과 여전히 전술전략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는 한, 서방국가들이 경제제재를 해도 북한은 전보다는 조금 더 힘들겠지만 자기 길을 갈 수 있어서, 북조선의 핵은 만들어지고 미사일기술은 계속해서 더욱 발전할 것이다.

이런 심중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남한에서는 기이한 일들이 많다. 그중 특이한 점은 남한 사람들이 북한 위협이나 전쟁도발에 완전무반응, 또는 불감증에 걸려있다는 점이다. 몇 년 전과는 달리, 오늘날은 비상식량으로 라면 사재기를 하지도 않고, 아차하면 피난길을 떠날 생각은 하지도 않는다. 이는 ‘개성공단, 조속히 복구하라’는 일부 친북 국회의원 및 재야정치인들의 고함소리에 안도감을 느끼는 탓인가?

인도주의 명분으로 북한정권에 종교헌금 날라다준 종교인들의 기도덕분인가? 평양과학기술대학에 막대한 돈과 핵개발 기술을 실어다 주고 있는 국내외 친북 과학자, 목사, 선교사, 예술인, 언론인, 교수들의 골빈 민족주의 후원정신에 홀려버린 탓인가? 북한의 시위용 미사일 말고는, 녹슨 북조선 보유무기체제와 영양실조로 왜소화된 북한 병정들의 모습에서 도무지 위용이나 전쟁수행능력을 느끼지 못하는 탓일까?

아니면, 남한에서 북한 정부 못지않게 그토록 못마땅하게 여기는 미 제국주의가 남한 보호를 위해 제공해주는 한반도 방어체제를 불가분 신뢰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공산화통일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골빈 사람들이 많아진 탓일까?

문제의 본질은 지금까지 북한을 깡패집단으로 보면서도 혼줄 내기보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면 된다는 유화적 입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끌려 다닌 우리 정부정책에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은 북한의 남한 침투 병력이 1968년 1.21사태를 도발했어도 1972년 7.4 남북한 화해공동성명에 합의하여 결과적으로 북한에 속임을 당했고, 전두환 대통령은 북한에 의한 아웅산 테러(1983. 10.9)로 귀중한 참모들을 잃었을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의 목숨을 노린 자들과 남북한 적십자 회담을 추진시키는 등 대북 화해의지를 적극 노출시켰다. 노태우대통령도 북한에 의한 KAL기 폭파(1987. 11.29)로 많은 국민이 희생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남북기본 합의서(1992.2.19.)를 체결했다.

김영삼 대통령은 김일성의 급사 (1994. 7. 8)로 좌절되었지만 그를 만나기 위해 절차탁마(切磋琢磨) 공을 쌓았었고, 그 후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햇볕정책으로 대북 퍼주기 길을 열어놓았다. 금강산 관광개발, 개성공단, 이 모든 것들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한다는 명분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북한체제 공고화를 돕는 정책으로 고착되어 버렸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북한에 의한 천안함 폭침(2010. 3.26)을 계기로 북한을 즉각 응징했어야 마땅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남한의 대통령들이 과감히 결단하지 못하고 실기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자주적 군사행동을 할 수 없는 한미군사협정의 족쇄가 있었던 점도 간과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가? 작년 말,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금년 2월 7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도전은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북한정권을 혼쭐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통일대박마저 앞당길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박대통령은 즉각 개성공단 폐쇄조치를 취했고, 2월 16일 국정연설을 통해서 ‘북한 정권, 반드시, 실질적 변화 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이 선언에 따라 더 늦기 전에 북핵 시설을 폭파하든지 북한의 정권변동을 반드시 이루어낼 정책과 수단을 동원시켜야 한다. 말로만 해서는 안된다.

이 기회는 한국에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도입의 명분과 기회를 제공한다.

중국 등 제3국들의 반대에 눈치 볼 필요가 없는 도입명분이 분명하게 전개되었다.

그런데, 박대통령 마저도 자주적 판단과 통수권자의 결단에 누수가 발생하고 대통령의 의지가 단지 구두탄(口頭彈)으로 끝나버린다면, 우리역사는 역대 대통령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그런 수준의 대통령으로 기록할 것이고, 우리의 앞날은 어둠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북한의 어떤 추후도발이 감지되자마자 가차 없이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전쟁 없이 통일이 이루어지면 최선이겠지만, 적의 도발에 대한 대응전술전략으로 통일을 이룩할 수밖에 없다면, 일정 수준의 피해는 피할 수 없다. 무력 아니고는 통일의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무력에 의한 유일한 통일방법은 빠르면 빠를수록 회생을 감소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통일을 도와줄 나라는 없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우리국민이 남북한 통일을 갈망하는 만큼 통일이 도둑 같이 올 때 북한 주민을 어떻게 도와야 할지, 국가소유가 되어버린 북한의 토지를 포함한 모든 재산의 관리와 처분을 어떻게 추진해야 할 것인지 필요한 입법조치를 준비하는 등 포괄적 대책이 담긴 통일 청사진을 빈틈없이 마련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제일의 갈망이다.


황의각 교수  euigakhw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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