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세상=장중구 기자] 현 정부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조응천 前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이 2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을 선언했다.

현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조응천 前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이 2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을 선언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청와대 비서관까지 지낸 핵심 인사가 정권이 교체되기도 전에 야당으로 옮겨 자신이 몸담았던 현 정부를 정조준하게 되며 조 전 비서관의 영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조 전 비서관의 입당이 결정되자 새누리당은 김종인 선대위원장의 영입때와 마찬가지로 “최악의 인재영입 케이스”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하지만 더민주에게는 최고의 인재영입임을 반증하는 뜻으로 해석된다.

조 전 비서관은 지난 2014년 12월, 민간인 신분인 정윤회가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일명 ‘정윤회 문건’ 유출의 핵심에 있던 인물이다.

‘정윤회 문건’은 청와대 안팎 인사들로 구성된 이른바 ‘십상시’모임에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사퇴시키려 모의한 정황 등 ‘비선 실세’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담은 총 17건의 청와대 내부문서다.

이를 조 전 비서관과 박관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이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에게 보고하며 청와대 문서를 유출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공무상 비밀누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기소된 조 전 비서관에게 지난해 10월 1심 재판부는 “해당 문건은 복사본으로 원본이 아니기 때문에 대통령 기록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언한 바 있다.

비서관직을 사퇴한 조 전 비서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0%의 사실에 70% 허구를 섞어 사실인 것처럼 발표하는 청와대와 검찰, 그리고 이를 진실인 것처럼 보도하는 언론이 두려웠다”며 부인과 마포구에서 식당을 열고 자영업자로 살기를 선택했다.

하지만 그는 문 대표와의 만남에서 진정성을 보았고 “내가 겪은 아픔을 다른 사람이 겪게 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정치의 시작 아니겠느냐”는 말에 다시 한번 현실 정치 참여를 결심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조 전 비서관의 더민주 영입에 대해 “조응천 전 비서관은 문건 유출 파동의 한가운데 있었던 인물인데 이런 인물을 영입한 더민주는 선거를 앞둔 초조함과 조급함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이와 관련 “별도로 언급할 게 없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어제까지 동지였던 인물이 하루 아침에 적으로 변한 사실이 달가울리 없을 것은 자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