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철 감사원 제2사무차장이 '메르스 예방 및 대응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방송 화면 캡처)

[미디어세상=양은미 기자] 감사원은 14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 18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메르스 예방 및 대응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 총 39건의 문제점을 적발해 징계 8건, 주의 13건, 통보 18건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질본은 2013년 7월부터 2015년 2월 사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8차례, 국내 전문가로부터는 2차례에 걸쳐 메르스 연구.감염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도 불구하고 사전대비를 소홀히 했다.

또한 지난 2014년 7월 메르스 대응지침 수립 시 관리 대상을 환자와 2M 이내의 거리에서 1시간 이상 접촉한 사람으로 지나치게 좁게 설정해 상당수가 메르스 관리 대상에서 벗어나게 돼평택성모병원 엘리베이터에서 1번 환자와 접촉한 환자 등 48명이 관리 대상에서 누락됐다.

더불어 지난해 5월 18일 강남구 보건소로부터 1번 환자에 대한 신고를 받고도 34시간 검사를 지체한 것과 CCTV를 통해 1번 환자가 병실 밖에서 사람들과 접촉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방역망을 병실로 한정한 채 역학조사를 마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실제로 1번 환자와 접촉한 14번 환자 등이 관리대상에 빠진 채로 삼성서울병원 등으로 이동했고 대규모 3차 감염 환자 발생의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5월28일 초기 방역망이 뚫렸다는 사실을 알았는데도 병원명을 6월7일이 돼서야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방역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사태를 크게 키웠다는 의견이다.

또한 삼성서울병원은 5월31일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로부터 14번 환자와 접촉한 사람의 명단을 제출하라는 통보를 받고 이틀이 지난 6월 2일이 돼서야 명단을 제출했고 대책본부는 이 명단을 닷새 뒤인 6월7일에서야 보건소에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후속조치는 일주일 지연됐고 4차 감염 발생하는 등 메르스가 대규모로 확산됐다.

여기에 삼성서울병원에서 제출한 접촉자 명단에 보호자 등이 누락됐는데도 추적조사를 실시하지 않아 삼성서울병원 확진자 90명 가운데 40명이 접촉자로 파악조차 안 된 상태였다.

이와 함께 삼성서울병원의 대처도 부실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감사원은 삼성서울병원이 1번 환자의 평택성모병원 경유 정보를 내부 의료진에게 공유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같은 병원을 경유하고 내원한 14번 환자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치료해 대규모 감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은 또 지난해 5월 30일 메르스대책본부로부터 ‘14번 환자 접촉자 명단’ 제출을 요구받은 뒤 다음날 678명의 전체 명단을 작성해놓고도 117명만 제출하고 나머지 561명은 6월 2일에야 제출하는 등 역학조사 업무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복지부에 삼성서울병원에 대해 과징금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을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