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세상=양은미 기자] 한일 외교장관이 28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에 대한 협상을 타결한 가운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 6개 관련 단체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합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피해자들과 국민들의 바람을 철저히 배신한 외교적 담합”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 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피해자들과 관련 단체, 국민들은 일본정부가 범죄에 대해 국가적이고 법적인 책임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이행함으로써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을 회복하고 다시금 이러한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사진=미디어세상)

이날 이들 단체는 먼저, 이번 회담과 관련 일본정부가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일본군 위안부 범죄가 일본정부 및 군에 의해 조직적으로 자행된 범죄라는 점은 이번 합의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며 일본 정부는 ‘관여’가 아닌 범죄의 ‘주체’라고 반박했다.

또한 아베 총리의 사과 표명은 “일본정부를 대표해 내각총리로서 직접 사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독사과’에 그쳤고, 사과의 대상도 너무나 모호해서 ‘진정성이 담긴 사죄’라고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정부가 설립하고 일본정부 예산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그 의무를 슬그머니 피해국 정부에 떠넘기고 손을 떼겠다는 의도가 보인다”며 진상규명 등 재발방지 조치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정부의 ‘주한일본대사관 앞의 평화비에 대한 공관의 안녕.위엄의 유지를 위해 해결방안을 찾을 것이며, 상호 국제사회에서 비난.비판을 자제하겠다’ 라는 합의 사항은 “되를 받기 위해 말로 줘버린 한국정부의 외교 행태는 가히 굴욕적”이라며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평화비는 그 어떤 합의의 조건이나 수단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며 평화비는 피해자들과 시민사회가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과 평화를 위해 설립한 역사의 상징물 이자 우리 공공의 재산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관련 단체와 상의도, 동의도 구한 바 없이 이렇듯 받아들일 수 없는 굴욕적 합의를 내놓으며 정부가 최종 해결 확인을 하는 것은 명백한 월권행위”라며 “광복 70년의 마지막 며칠을 앞둔 이 엄중한 시기에 피해자들을 다시 한 번 커다란 고통으로 내모는 일”이라고 거듭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