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최근 행정자치부에서 기존 경차 혜택 중 핵심인 취득세 면제에 대한 혜택을 연장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설로 논란이 일었다. 비록 행자부에서 미연장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해명해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혜택 취소 가능성은 적지 않다.

국내 경차 혜택은 취등록세 면제 및 공공주차장 50% 감면, 터널통행료 및 고속도로 통행료 반액 등 20여가지에 이른다. 세계에서도 혜택 가장 많은 편이다. 그럼에도 경차 점유율은 10% 내외다.

유럽은 혜택이 거의 없음에도 경차 점유일이 50%에 가까우며 이웃 일본도 37%에 이른다. 물론 이들 국가에서는 우리와 같이 경차에 각종 고급 옵션을 포함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분만 적용된다. 그만큼 해외에선 경차 가격도 저렴하고 연비도 높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체 에너지의 97%를 수입하는 절대적인 에너지 의존 국가이다. 그럼에도 1인당 에너지 소비증가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운전습관만 해도 급출발 및 급가속, 급정지 등이 몸에 배었고 대부분 대배기량을 선호한다.

취득세 면제 등은 이를 지양하고 경차 활성화를 위해 만든 제도지만 그럼에도 대형차나 고급차가 사회적으로 대접받고 안전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가운데 경차 취득세 면제 검토는 경차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작태다. 서민용 경차에서 세수 확보를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다. 지금은 되레 경차 혜택을 늘려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점유율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다.

우선 경차 혜택은 줄이지 말고 오히려 늘려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센티브에 익숙한 국민이다. 특히 운행상 인센티브를 늘리면 생각 이상의 효과가 기대된다.

둘째로 차종을 다양화 해야 한다. 현재 국내 경차는 국산차 3개, 수입차 1개 기종 뿐으로 선택의 폭이 좁다. 차종을 늘려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 필요하면 경차 크기를 늘려 경계선 사이에 있는 수입 차종을 경차로 편입해 점유율을 늘리는 것도 괜찮다.

국내 메이커의 경우 수익률이 적은 경차 개발을 꺼려하는 만큼 개발시 정책적으로 세제 등 혜택을 부여하는방안도 필요하다.

셋째로 경차 옵션을 기본 옵션에 포함시킬 것이 아니라 일명 ‘깡통차’에 옵션을 모두 선택화해 저가부터 고가 모델까지 소비자 선택폭을 넓히는 것도 좋다.

마지막으로 중앙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 경차 활성화가 이점이 많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인 활성화 의지와 대국민 홍보를 적극적으로 병행해야 한다. 이번처럼 경차 취득세 미면제와 같은 방안으로 국민을 떠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실질적인 경차 활성화를 위한다면 혜택 축소가 아닌 혜택 극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