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가 사측의 일방적 조직개편안과 부당 인사 조치, 직원 징계 등의 문제와 관련 노조의 불만이 폭발하며 노사갈등으로 인한 제작거부가 가시화됐다.

국민TV 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22일 오전 소속 직원 20여명이 참석해 합정동 국민TV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당 전보, 직원 징계, 보도국을 없앤 조직개편 등의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지난 20일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사측은 보도국을 없애고 뉴미디어국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했고 조직 개편을 이유로 시사보도 7년차 PD 1명과 5년차 CG디자이너 1명을 사무국 사업팀으로 발령한 바 있다.

또한 대화를 요구하는 노조 측의 대자보 게시를 문제 삼아 ‘불법 집단행동에 따른 취업규칙 위반’으로 보도.제작국 직원 12명에 대한 정직, 감봉, 견책 등의 징계를 내렸다.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계약상 불이익’을 언급하며 위협을 가한 것이 드러났고 비정규직 직원의 ‘노조 불인정’ 통보로 이어져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비대위는 사측의 행태에 맞서 국민TV 정상화를 위한 제작거부에 돌입하겠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22일 오전, 서울 합정동 국민TV 앞에서 국민TV 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양은미 기자)

▶사측의 일방적인 ‘보도국 폐지’ 공정언론의 기반을 내던진 것

먼저 발언에 나선 김영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거짓과 불의에 눈감지 않는 공정한 언론사에서 대자보를 게시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고 직원들을 징계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우리의 펜과 카메라가 자본과 권력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자문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제작거부는 국민티비를 파국으로 몰고가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민티비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막아보고자 하는 노력이다”라고 기자회견의 취지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원만한 수습을 바라는 중재안이 제출됐고 비대위는 언제든지 대화를 환영한다”며 “우리의 대화요구가 전달되길 바라면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예정된 제작거부에 돌입할 수 밖에 없는 것을 알린다”고 전했다.

이어 연대발언에 나선 장그래살리기 운동본부 대표인 권영국 변호사는 “일방적인 보도국 폐지는 노사간 체결한 단체협약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방송사의) 가장 중요한 핵심일 수 있는 보도국을 사내구성원의 동의 없이 변경, 폐지한다는 것은 반민주주의적인 행태”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또한 “‘비정규직 직원들이 노조에 가입할 수 없다’라고 노동조합 가입 범위를 정하는 것은 회사에서 노동조합 운영에 대해 지배, 개입하는 것으로 부당노동행위로 처벌대상이다”라고 강조했다.

이건우 전 국민TV 비정규직 기자는 “이전에 회사에서 저에게 '단체행동 하려는 것을 알고 있다. 직원은 징계를 받으면 되지만 프리랜서는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계약상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라고 이야기하며 프리랜서 동료들에게 전달 해달라고 요청했었던 적이 있었다”라고 사례발언 했다.

성지훈 국민TV 기자는 “돈이 안 되니까 뉴스를 안 하려고 한다”며 “뉴스K를 무조건 폐지하겠다고 해 직원들이 반발하자 논의하겠다고 하더니 결국 우리를 들러리로 세웠다”고 밝혔다.

또한 노지민 국민TV 피디도 “비정규직을 탄압하고 대자보를 철거하는 일은 대학캠퍼스에서조차 수치스러운 일로 여긴다”며 비판하며 “일방적인 찍어 누르기 식의 조직개편안이 유지되지 않을 거라고 믿고 희망을 갖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보도국을 되살리기 위한 총력을 다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22일 오전 서울 합정동에서 국민TV 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TV 정상화를 촉구했다. (사진=양은미 기자)

▶조상운 사무국장 “경위서만 제출했으면 끝났을 문제, 대자보 거리도 안돼”

국민TV 비대위의 기자회견 직후 조상운 미디어협동조합 사무국장은 기자들과 자리를 갖고 일련의 사태들에 대한 사측의 의견을 설명했다.

먼저 조 국장은 고우 보도국장대행이 프리랜서에게 생방송을 맡기고 출장을 간 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한 PD가 공개적으로 이메일을 보낸데 대해 고우 국장이 공개적인 망신을 준 것으로 인식을 해서 경위서 제출을 요구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PD는 경위서 제출을 하지 않았고 일부 직원들과 ‘고우 국장님 대화 좀 합시다’라고 대자보를 붙였다”며 “단체협약 취업규칙을 위반한 대자보이기 때문에 철거했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다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절차를 지키라는 것이다”라고 대자보 철거 문제와 관련해 이와 같이 주장했다.

일방적 조직개편 논란에 대해서는 “보도국의 개념이 뉴미디어국과 유관된 것이다”라며 “뉴스K는 유지하되 포맷의 변화는 필요하다 라고 입장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이 상태로는 다른 뉴스와의 차별성이 없다고 판단했고 포맷 변화를 위한 조직개편이었다”라고 강조하며 “징계성 조직개편, 인사 발령이다 하는 것은 왜곡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인사 발령에 대해서는 “직종변경은 아니다. 올 4월부터 준비한 조합원 참여 방안 컨텐츠를 관리할 직원이 필요했고 영상관련 피디와 CG 담당 직원이 필요했다”며 “쇼핑몰 홍보 영상물들도 필요했기 때문에 사업팀에 필요한 인력이다”라고 밝혔다.

조 국장은 중재안 수용과 관련 “회사는 제3자에 중재 요청한 적 없다”고 일축하며 “경영진이 불합리해서 바꾸고 싶다면 직원의 신분을 버리고 이사회 출마해서 바꿔라”라고 주장했다.

또한 “조합원들 생각하면 제작거부 할 수 없다. 제작거부에 돌입하면 그 직원들에 대해서는 법과 절차에 따라서 처리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