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미군 포로에게 공식 사과했다. (방송 캡쳐)

일본 대기업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1940년대 태평양 전쟁 당시 강제 동원됐던 미군 포로들에게 정식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 징용자들에 대해선 언급 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미쓰비시 머티리얼의 기무라 히카루 상무 등 회사 대표단은 지난 2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징용 피해자인 94살 제임스 머피 씨와 미군 징용 피해자 유족들을 만나 머리 숙여 사과했다.

실제로 미쓰비시 회사는 전신인 미쓰비시 광업 시절 900여 명의 미군포로를 탄광 4곳에 강제로 투입했으며 현재까지 2명의 생존자가 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머피 씨는 1940년대 태평양 전쟁 당시 필리핀에서 일본군에 붙잡혀 미쓰비시의 구리 광산에서 강제노역에 동원된 바 있다고 전했다.

기무라 상무는 기자회견에서 머피 씨 등에게 진정 어린 사과를 했다면서 앞으로 기회가 되면 네덜란드 등 다른 나라 징용 피해자들에게도 사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인 피해자에 대해 사과를 할 의향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의견을 말하지 않겠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아울러 미쓰비시만 유독 사과에 나선 이유, 아베 총리의 과거사 인식, 일본군 위안부 등 취재진의 민감한 질문이 이어지자 회사 대표단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미쓰비시의 이런 이중적 태도가 앞으로 남겨둔 일본 아베 총리의 종전 70주년 담화 발표에도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미쓰비시의 이번 공식 사과와 관련해 미쓰비시 정신대 근로자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는 ‘한수진의 SBS 전망대’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강제 동원돼서 간 사람은 제쳐놓고 미국에만 사죄하니 천불난다”며 “우리 대한민국은 다른 나라에도 다 알려졌는데 우리 한국 사람한테 사죄 한 마디도 안 했다면 (도대체) 어느 나라 법입니까?”라며 개탄했다.

이어 “도대체 정부에서 안 나서주면 누가 해주나, 내 힘으로 말해야하나? 우리는 누가 서둘러 줍니까?”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