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밀라노 엑스포의 ‘한국의 날’ 행사가 있었다. 또한 전날 CJ E&M 용역업체 직원들의 실수로 알려졌던 드론 충돌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불법인 줄 모르고 있었으며 용역업체 직원이 욕심을 부렸던 것”이라고 밝힌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CJ측이 6월 초에 밀라노 상공에서 드론 촬영이 가능한지 엑스포 한국 대표단에 문의 했던 것과 한국 대표단이 드론 촬영이 불허함을 전달했던 이력이 드러나면서 ‘거짓해명’ 논란이 거세졌다.

밀라노 한국관 주무부처 문화체육관광부 김종덕 장관도 이 사실을 보고받고 CJ의 무책임한 행동을 질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분명, 국가와 국민들 모두에게 실망을 안겨준 사고였다.

왜 CJ측은 용역업체에 이 문제를 덮어 씌우고 사건을 정리하려고 했는지에 의문이 남는다. 밀라노 엑스포의 대표 입점 기업의 이미지 타격을 우려해선지, 대한민국의 국가이미지를 걱정해서였는지 알 수 없다. 이에 본지는 앞서 다룬 기사에 이어 CJ 드론 충돌 사건을 되짚어 정리했다.

CJE&M은 엔터테이먼트&미디어 사업의 대표 기업이다. (홈페이지 제공)

▶과도한 상업주의가 참사를 만들다.

CJ 그룹은 식품, 생명공학, 유통, 엔터테인먼트의 복합기업으로 명실공히 국내 초대형그룹이다. 이번 밀라노 엑스포를 기준으로 엄연히 말하면 이번 엑스포 한국관의 한식 관련 식음 위탁 기업은 CJ푸드빌이며, 드론 충돌 사고를 낸 기업은 CJE&M이다.

CJE&M은 음악, 영화, 라이프 스타일 등의 다양한 장르의 채널을 17개 보유하고 있는 엔터테이먼트, 미디어 사업의 대표 기업으로 알려져있다.

이날 드론 촬영이 경찰에 적발되자 CJE&M의 직원들은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 홍보 동영상을 촬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이 드론을 띄운 이유는 CJE&M의 푸드채널인 ‘올리브티비’의 채널 홍보영상을 위함이었다

올리브티비는 ‘delicious TV’를 표방한 푸드 전문채널로 이번 밀라노 엑스포의 한국관의 진행과 채널의 연관성이 전혀 없지 않아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한 CJE&M 관계자는 “국내 푸드 관련 채널 홍보 영상으로 촬영한 것이다”라며 “이번 엑스포 한국관과 다르게 촬영을 진행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CJ푸드빌의 한식 브랜드가 입점했으며 한식 관련한 행사들을 진행하고 있는 중인데 CJE&M의 대표 푸드 채널인 올비브티비가 그와 별개로 단지 채널 홍보를 목적으로 직원들이 무리하게 드론을 띄운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예상컨데 CJ그룹이 이번 밀라노 엑스포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성과는 앞으로 기업의 이익 창출의 무한한 통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에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큰 기회를 통해 기업이 이익에 눈이 멀어 이미지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밀라노 엑스포 주무부처 장관인 김종덕 장관 (드론 촬영 사고 관련 인터뷰 방송 분 캡쳐)

▶ 진짜 욕심은 누가 부렸나

사건 발생 시 용역업체 직원들에게 잘못을 떠넘기듯 해명한 CJ그룹 관계자들의 태도와 이탈리아 경찰에 적발됐을 때 용역업체 직원들이 곧 “한국관 홍보 영상 촬영”이라고 한 것을 연결 지어 보면 단순하게 현지 경찰의 처벌을 피하려고 둘러댄 것은 아니지 않나 라는 의구심이 든다.

실제로 지난 1일 정부가 300명 이상 고용형태를 분석한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의 외부직원 고용비율이 27%로 기업의 규모가 클수록 간접고용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대기업에서 근로하는 직원들 다섯 명 중 한 명은 용역이나 파견 인력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고용형태는 주로 ‘계약관계’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력을 한시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사업상 벌어질 수 있는 사고에 대한 ‘책임’까지는 지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을 염두해 볼 때 “용역업체 직원이 욕심을 부린 것”이라는 해명은 어쩌면 계약된 직원이 책임을 지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대기업의 모습이 반영 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그들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고스란히 안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 대기업이 내세운 상업적 절실함과 다른 이유의 절실함으로 드론을 띄웠을지 모르는 일이라 씁쓸하다.

한편 드론 충돌 사건으로 이탈리아 경찰 조사를 받은 CJE&M 직원들의 현재 상황과 관련해, CJ E&M 관계자는 미디어세상과의 전화통화에서 “1차 조사로 끝난 뒤 추가조사는 없어 귀국 했으며 앞으로 과태료 등 최종적인 법적 절차가 남아 국선변호사를 통해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CJ 드론 충돌 사건과 관련해 “대략적인 계획은 자사에서 했지만 구체적인 두오모 성당 드론 촬영에 대해서는 몰랐다”며 “(그들이)지시를 받아서 일어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실상 통제가 안됐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촬영 전반에 걸친 계획이나 처리 등의 방법을 구체화하여 정립하고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이런 구조가 이어진다면 제2, 제3의 드론 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대기업도 물론 선진적인 기업의식을 가져야 하며 구조 개선에 노력해야겠지만 국제적인 행사에서 발생된 사고이니 만큼 국가도 적극적으로 문제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 누군가에게 잘못을 떠넘기기 보다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의 기회가 되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