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올해 국내 전기자동차 보급량은 3천대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공모를 끝내고 전기차를 본격 보급하고 있는 시기이지만 곳곳에서 잡음이 들린다.

계약자가 인수를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하는가 하면 아예 공모가 되지 않아 연장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문제는 보조금 수준을 급격히 낮춰 민간 보급에 찬물을 끼얹는 경우다.

서울시는 500대 이상의 민간 보급을 하면서 중앙정부 1천500만원에 서울시 자체 보조금을 얹혀 지급 중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지난 2014년 일반 보급용 보조금 500만원을 최근 150만원으로 낮췄다.

안 그래도 내연기관 자동차도 종류가 다양해지고 각종 혜택도 늘고 있어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요즘이다.

전기차 보급은 단순히 친환경차 보급에 그치는 성격이 아니다. 앞으로 우리의 먹을거리를 풍부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이산화탄소 감소 등 세계 환경 기준에 적응해 가는 직접적 수단이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원천 기술 확보도 이뤄진다.

이 때문에 올해는 전기차 보급 활성화를 위해 중요한 한해다. 올해 3천대 보급에 차질을 빗는다면 내년 1만대 이상의 보급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어차피 보조금은 전기차의 초기 진입을 위한 마중물인 만큼 계획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보조금 수준이 30~40%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결국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대처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우선 1년 동안 언제 어디서든지 누구나 보조금을 받으면서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3명 중 2명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특성을 고려해 충전 인프라를 구성하고 강력한 운행상 인센티브도 주어져야 한다.

이 가운데서도 운행상의 인센티브는 시급한 문제다. 운행상 이점은 민간인이라면 누구나 갈구하는 혜택이고 일부 보조금과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출퇴근 시간 빼고 텅텅 빈 버스 전용차로를 보면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효율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그 대상이 전기차이다. 지난해 판매된 신차 중 30%가 전기차 유사 기종인 노르웨이는 이미 10년 전 버스 전용차로를 전기차에 개방해 큰 효과를 본 국가이다.

서울시도 현재 추진 중이지만 당장 출퇴근 시간까지는 아니어도 그외 시간에는 전기차 진입을 허용해야 한다. 여기에 경차 이상 가는 각종 혜택 부여라든지 전용 번호판 및 주차장 등 전기차 활성화 방안은 수두룩하다.

지금처럼 적당히 하자는 식이면 전기차 보급 및 활성화는 요원하다. 전기차 보급에 있어 이미 선진국은 물론 중국보다도 뒤진 국가로 전락한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확실한 의지를 보여야 할 때다.